한쪽 이마가 얽은 나리가 초상肖像을 남기고자 화공畵工을 불러들였는디 하나는 얽은 이마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어 물렸고 다른 이는 얽은 자국을 지워서 그려 나리도 겸연쩍다 물리친 뒤 이번에는 강화江華 스님이 나서 얼굴을 그리되 마마가 없는 옆얼굴을 그려 올려 치사致謝와 예단禮緞을 함께 받았다 했거니
태어나기를 짝손이로 이승에 와서 병신 소리 들어가며 자란 것도 서럽지 않은데 대면對面하는 이도 없이 시절을 났겠다
선을 보는 사람마다 그만 가고 한 것이 짝손이론 줄 저도 알아 가리고 감춘 뒤에 지금 아내를 만났는디 부끄러운 걸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세상에 자기 손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어디 흔한가요 그러면서 짝손이를 감싸길 이순耳順을 넘긴 뒤에 환란換亂 시절 여의도 방송국에 나와서는 실반지 빼어 놓고선 손 흔들고 가던 짝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