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해발 830m 심산유곡에 자리한 칠불사
강정순
2006. 11. 4. 14:21
쌍계사에서 [의신]쪽으로 가는 길에
洗耳亭을 만나는데
崔致遠이 속세를 떠나며 귀를 씻었다는 곳
무심하게도 그 바위는 간이화장실로 덮히고말아
그의 秋夜雨中을 떠올리게 한다
秋風惟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토끼봉아래 위치한 七佛寺는
해발 830m 심산유곡속에 자릴 하고 있는데
가락국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이곳에 암자를 짓고 수행하다가
성불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10여동 건물들은
1948년 여수·순천사건을 거쳐 6·25전쟁 중
다시 불탄 것을 복원한 것으로
그 중에서도
유리막안으로 들여다 보아야하는
벽안당 아자방(亞字房)은
세계건축대사전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유명하여
이것 하나를 보기위해 이곳까지 찾아온다
모두 이웃한데
1800년 큰 화재로
보광전, 약사전, 신선당, 벽안당, 미타전, 칠불상각, 보설루, 요사 등이
모두 불탔다
한가로운 학승의 걸음걸이 뒤로 가을빛이 가득하고
문수전 가으로 석양이 기웃한데
소리를 보는(觀音) 지혜로움이어선지
원음악 圓音閣에는 정적이 가득하다
이 아래 터전에다 배추 무우를 심어두고
스님들 해 잡수시는 이곳의 요사채를 보라니,
이곳 장독대에는 이제 마악
가을이 익어가고 있었다